[영화리터러시-8] 책상 위의 오브제, 벽면의 사진 -90년대 영화 속 소도구가 말하는 기억과 트라우마
1. 서론 – 소도구는 말이 없지만, 가장 많은 것을 말한다.영화를 보며 한 인물의 방, 책상, 식탁, 벽을 본다.그곳에는 오래된 액자 하나, 빛바랜 편지, 정리되지 않은 컵,꺼지지 않은 담배, 눕혀진 인형, 찢어진 포스터, 노트 한 권이 놓여 있다.이러한 작고 사소한 소도구들은인물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떤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도관객에게 정서와 서사의 흔적을 전달한다.특히 1990년대 영화는말하지 않는 시대의 감정 구조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소도구의 역할을 강화했다.한국영화는 침묵과 억눌림 속에 정서적 파편으로서의 소도구를 강조했고,할리우드 영화는 개인의 상실, 트라우마, 사회적 위선 등을정교한 미술과 상징을 통해 드러냈다.이 글은 소도구가 어떻게 감정과 기억의 설계자로 기능했는지를미디어리터러시 ..
2025. 6. 29.
[영화리터러시-5] 침묵의 인물, 말하는 배경 -90년대 영화 미술이 설계한 감정의 구조
1. 서론 – 인물이 말하지 않을 때, 누가 대신 말하는가?영화에서 인물이 침묵할 때,혹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관객은 무엇을 통해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그 답은 배경에 있다.정확히 말하면, **미술감독이 설계한 ‘공간의 감정 구조’**에 있다.특히 1990년대는 한국과 할리우드 모두에서사회적 침묵, 억압된 감정, 가족 해체, 계급적 균열이 주제화되던 시기였다.이 시기 영화에서 미술은 단순한 ‘세트 디자인’을 넘어,인물이 말하지 않아도 말하는 공간의 언어, 즉 시각적 서사로 기능했다.이 글은 1990년대 한국영화와 미국영화 속에서미술감독이 설계한 배경이 어떻게 감정, 사회, 권력을 전달했는지를미디어리터러시 관점에서 해석한다.2. 미술감독은 무엇을 설계하는가?2-1. 미술 = 정서 ..
2025. 6. 28.
[영화리터러시-3] 불빛과 그림자-90년대 영화에서 조명이 말하는 권력
1. 서론 – 조명은 단지 ‘밝힘’의 기술이 아니다.우리는 영화를 볼 때 대부분 인물의 대사나 연기, 줄거리에 집중한다.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종종 ‘빛과 어둠’,즉 조명이 설계한 시각의 구조이다.조명은 단순히 인물을 보이게 하는 장치가 아니다.조명은 보이게 할 것과 감출 것을 결정하며,그 결정은 곧 영화의 정치성, 감정 구조, 권력관계를 반영한다.특히 1990년대는 한국과 할리우드 모두정치적, 사회적, 감정적 구조가 격렬히 요동치던 시기였다.이 시기 영화에서 조명은 기존의 ‘명확함’을 넘어침묵, 억압, 갈등, 감정의 붕괴를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시각 언어로 발전했다.이 글은 90년대 한국과 미국 영화 속에서조명이 어떻게 권력을 표현하고,그 권력이 감정과 구조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를미..
2025. 6. 27.